추억팔이


아주 어릴적 우리집에 판자집엔 어울리지 않는 어항이 하나 있었다.
당시 어려운 형편에 파출부를 나가시던 어머니께서 주인집에서 버리는 것이라
가져오신 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크기는 3 슬림 크기 정도였고, 체리색 나무모양 테두리와
형광등이 하나 들어가는 같은 색의 뚜껑을 가지고 있었다.

그날 저녁, 나와 누나와 어머니는 안에 있던 자갈들을 꺼내어
빡빡 씻고, 플라스틱 바가지로 퍼서 안에 넣고, 플라스틱 풀들을 넣고 물을 채워넣었다.
유난히 씨끄러웠던 기포기 아래에 노란 스폰지를 깔고 나서야 
어머니는 물끄러미 어항을 내려다 보셨던 장면이 생각난다.

다음날 오후에는 물방울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다음날엔 빨간 붕어 세네마리가 헤엄치기 시작했다.
건빵으로 먹이를 주고, 파리나 모기가 잡히면 먹이로 주었다. 그건 즐거움이었다.
내가 다가가면 모든 금붕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뻐끔 대는게 좋았다.


물이 초록으로 변할때마다, 어머니는 수세미로 안유리를 닦아 대셨고
자갈은 모두 꺼내어져 퐁퐁 섞은 물과 함께 누나와 내손에 씻겨졌다.
그때는 몰랐지만 그렇게 열심히 청소해주면 이내 금붕어들은 죽어버리곤 했다.
그럴때마다 어머니는 어디서 얻어오셨는지 새로운 금붕어를 넣어주곤 했다.

3년정도 지나 집안형편이 그나마 나아져 판자집을 벗어나던날
어항은 마치 알고 있었던 구석모퉁이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
그리고 판자집과 함께 남았다.
어쩌면 작은 세상에 흠뻑 빠져 차마 헤어지지 못할 같은 아들놈을 위해
어머니가 작은 상처를 내신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리고 학교를, 직장을, 결혼을 거친  
불현듯 생각나 조그만 어항을 하나 집에 들여 놓았다
습도조절을 핑계로 어항도 하나 들여 놓았다
아이들이 작은 세상을 보고 마치 어린시절 나처럼 환하게 웃는 보니
가슴이 먹먹했다.


아이들이 언제까지 취미에 동참해줄지는 모른다.
그래도 이제는 조금은 알것 같다


그시절 내모습을 어떤 모습으로 지켜보고 계셨던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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